최성임
작가소개
시각적인 표현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매체를 이용하여 유연하게 작업하고 있다.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결국은 시각적인 맥락에서 사라지는, 그래서 일부분의 기억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설치에 관심이 많다. 비물질적인 사유를 물질로 붙잡으려는 수많은 시도들은 결국은 한계가 있다는 인정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계를 인지하는 반짝이는 순간들은 분명 존재하기에, 오늘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작업노트
1. Red Skirt_붉은 치마(건물외벽)
건물 전체를 작품으로 덮는 이 프로젝트는 안과 바깥을 드나드는 문을 만드는 것이며, 작품이 세상과 관계하는 일종의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안을 보호하며 경계를 만드는 동시에 바깥으로의 확장을 상상하며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내포한다.
또한 제목 'Red Skirt' 가 은유하는 것처럼 나의 환경과 정체성을 일부 감추고 또한 드러내고 있다. 주름이 잡힌 듯한 모양, 추처럼 달린 황금색 고리, 강렬한 붉은 색, 떠있는 공 등은 작품의 여러 기호들이다.
건물 전체를 전부 덮지 않고 본 건물이 가진 고유의 형태를 살려 간격을 두고 설치한다. 그것은 치마의 일렁이는 주름처럼, 혹은 이전 작업 속에 반복되는 고랑이나 파도의 형태처럼 가까이 오고 뒤로 물러나는 '문'이 될 것이다.
2. 검은 방(1층), 그리고 누워 있는 몸(지하)
밖에 설치한 'Red Skirt' 와 대칭으로 내부에 설치된 '검은 방'과 지하에 설치되는 '누워있는 몸' 은 크게 하나의 작업의 부분 요소들이다.
'검은 방'은 한 사람이 들어 갈 수 있는 닫힌 형태를 가지며 외부의 'Red Skirt' 와 나란히 한다. 이 두 작업은 바닥에 닿지 않고 매달린 형태를 하며 문이나 막 같은 느낌으로 서 있다. 이와 같이 은유적인 표현으로 등장한 치마, 방이 있다면 그 속의 실체인 바닥, 나아가 몸을 드러내고 싶었는데 그 작업이 '누워 있는 몸' 이다.
건물 전체의 바깥과 안, 위(건물꼭대기)와 아래(지하), 바닥과 천장의 공간을 관통하며 세 작업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캡션
1. Red Skirt_붉은 치마, 철망, PE망, 플라스틱공, 황금색 고리, 가변설치, 2017
2. 검은 방, PE망, 플라스틱공, 스틸 고리, 가변설치, 2017
3. 누워 있는 몸, 목재, 골드더스트, 가변설치, 2017